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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상속

부모님 빚이 걱정될 때 상속포기와 한정승인, 가족 구성별 비교

미리 필 2026. 10. 19. 09:31

목차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카드 대금 독촉장과 대출 안내문이 하나둘 도착하기 시작했습니다. 재산보다 빚이 많을 것 같은데, 가족이 모두 상속을 포기해야 할지, 누군가 한정승인을 해야 할지 정해야 합니다. 둘 다 상속이 시작된 것을 안 날부터 3개월 안에 가정법원에 신고해야 하므로 오래 고민할 시간이 없습니다.

    두 제도는 "빚을 떠안지 않는다"는 목적은 같지만, 신고 뒤 빚이 어디로 가느냐가 다릅니다. 그래서 가족 구성에 따라 몇 명이 무엇을 신고해야 일이 끝나는지가 달라집니다.

     

    부모님 빚이 걱정될 때 상속포기와 한정승인, 가족 구성별 비교
    부모님 빚이 걱정될 때 상속포기와 한정승인, 가족 구성별 비교

    상속포기는 내가 빠지고, 한정승인은 재산 한도로 막는다

    상속포기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이 됩니다. 재산도 빚도 받지 않습니다. 내 몫은 다른 상속인에게 가고, 혼자 상속인이었다면 다음 순위로 넘어갑니다.

    한정승인

    상속인으로 남되, 물려받은 재산 범위 안에서만 빚을 갚습니다. 내 원래 재산은 빚 갚는 데 쓰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대신 재산을 정리해 채권자에게 나눠 주는 절차를 직접 맡습니다.

    둘 다 일단 신고하면 원칙적으로 취소할 수 없고, 착오·사기·강박 같은 예외적인 경우에만 취소가 가능합니다. 공동상속인 중 한 사람은 포기하고 다른 사람은 한정승인을 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아래 비교는 이 점을 활용합니다.

    포기한 빚은 사라지지 않고 다음 순위로 간다

    상속인의 순위는 1순위 직계비속(자녀, 손자녀), 2순위 직계존속(고인의 부모, 조부모), 3순위 형제자매, 4순위 4촌 이내 방계혈족(삼촌, 고모, 사촌 등)입니다. 법률상 배우자는 1·2순위와 함께 상속인이 되고, 이들이 없으면 혼자 상속합니다.

    앞 순위가 모두 포기하면 다음 순위가 상속인이 됩니다. 빚은 그 사람들에게 넘어갑니다. 후순위 상속인의 3개월은 사망한 날이 아니라 앞 순위의 포기로 자신이 상속인이 된 것을 안 날부터 셉니다.

    2023년부터 달라진 점: 자녀만 포기하면 손주에게 가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2023년 3월 23일 전원합의체 결정(2020그42)에서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 중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한 경우에는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된다"라고 판단을 바꿨습니다. 그전에는 이 경우 배우자와 손자녀가 함께 상속인이 된다고 봤습니다. 그래서 "자녀가 포기하면 손주까지 포기해야 한다"는 예전 안내는 배우자가 살아 있는 집에는 맞지 않습니다. 다만 배우자까지 포기하면 손자녀가 다음 상속인이 됩니다.

    가족 구성별로 보면: 몇 명이 무엇을 신고하나

    예시 조건 1 — 어머니 생존, 자녀 2명, 손주 3명.

    모두 포기하는 길을 택하면, 어머니와 자녀 2명이 포기한 뒤 손주 3명이 상속인이 됩니다. 손주도 포기하면 고인의 부모, 그다음 고인의 형제자매로 차례로 넘어갑니다. 빚을 피하려면 이 사람들이 각자 자기 차례에 3개월 안에 포기 신고를 해야 하고, 친척들에게 사정을 알리고 서류를 챙기는 일도 이어집니다.

    어머니가 한정승인을 하고 자녀 2명이 포기하면 이야기가 짧아집니다. 자녀가 모두 포기했으므로 어머니가 단독상속인이 되고, 어머니는 한정승인으로 재산 범위 안에서만 빚을 갚습니다. 상속인이 남아 있으니 손주나 친척에게 넘어가지 않습니다. 신고는 3명으로 끝납니다.

    어머니가 연로해 정리 절차를 맡기 어렵다면, 어머니와 자녀 한 명은 포기하고 다른 자녀 한 명이 한정승인을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한정승인을 한 자녀가 유일한 상속인으로 남아 같은 효과를 냅니다.

    예시 조건 2 — 배우자 없음, 자녀 2명.

    자녀 2명이 모두 포기하면 손자녀가 상속인이 되고, 이어서 고인의 부모와 형제자매로 넘어갑니다. 자녀 중 한 명이 한정승인을 하고 다른 한 명이 포기하면 거기서 끝납니다.

    정리하면, 빚이 친척에게까지 번지는 것을 막고 싶다면 가족 중 한 사람이 한정승인을 맡고 나머지가 포기하는 조합이 신고 인원을 가장 줄입니다. 대신 그 한 사람이 아래 일을 감당해야 합니다.

    한정승인을 맡는 사람이 하게 되는 일

    신고 때 상속재산 목록과 신고인(또는 대리인)의 인감증명서를 냅니다. 그리고 한정승인을 한 날부터 5일 안에 채권자들에게 채권을 신고하라고 공고해야 하고, 신고 기간은 2개월 이상이어야 합니다. 이미 알고 있는 채권자에게는 따로 알려야 하며, 신고 기간이 끝나면 채권액 비율에 따라 나눠 갚습니다. 저당권이 있는 채권처럼 우선권이 있는 빚은 먼저 갚습니다. 이 순서를 어기고 특정 채권자에게만 갚으면 손해배상 책임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한정승인을 했더라도 상속세는 부담 대상이고, 상속받은 부동산에는 취득세가 붙습니다. 빚이 재산보다 확실히 많고 정리할 재산도 거의 없다면, 가족 모두 포기하고 후순위 친척에게 미리 알리는 쪽이 오히려 간단할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결정 전에 재산과 빚의 규모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정부24나 시·구청, 주민센터에서 '사망자 및 피후견인 등 재산조회 통합처리'를 신청하면 금융거래, 국세·지방세 체납액, 자동차와 토지 소유 내역을 한 번에 조회할 수 있습니다. 나중에 빚이 재산보다 많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면, 중대한 과실이 없었던 경우에 한해 그 사실을 안 날부터 3개월 안에 '특별한정승인'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제도별 요건과 서식은 법제처 찾기 쉬운 생활법령정보의 상속 포기, 한정승인 항목에 정리돼 있습니다. 우리 가족의 경우 누가 어떤 신고를 해야 하는지는 고인의 마지막 주소지를 관할하는 가정법원 민원실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참고 자료
    법제처 찾기 쉬운 생활법령정보 「상속 – 상속인 개념과 순위」, 「상속 포기의 개념 및 방법」, 「상속 한정승인의 개념 및 방법」, 「상속의 단순승인·한정승인·포기」(2026년 9월 30일 기준)
    대법원 2023. 3. 23.자 2020그42 전원합의체 결정 요지
    대법원 「상속의 한정승인은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요?」(2017. 8. 10.)
    기준일: 2026년 10월 19일